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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봄이 가기 전에 

 


#1 블라우스

 

추운 겨울 날씨를 지나

꽃봉오리가 하나 둘 피고

검고 어둡던 옷들도

하나 둘 색깔을 입기 시작한다.

무거워 아래로 축 처지던 점퍼를 벗어 걸고

가볍게 툭 얹어지는 블라우스를 꺼내 입는다.

 

 

 


 

#2 치마

 

종아리에서 살랑살랑 가볍게 흩날리는 봄 치마.

매섭고 차갑기만 하던 바람도

살랑살랑 정겨운 맞이에

따뜻하게 또 잔잔하게 다가온다.

 

.


 

 

#3 화장품

 

 

고운 빛깔로 피어나는 꽃들을 따라서

눈 볼 그리고 입술에도 그 빛깔이 얹어지는데.

뭉게뭉게 피어나는 분홍빛 마음을 보여주듯

얼굴에도 뭉게뭉게 분홍빛이 피어난다.

 

 


 

#4 꽃

 

항상 똑같았던 길에

뭐 하나가 조그맣게 보이나 싶더니

어느샌가 고개를 내밀고 나를 맞이하고 있었다.

회색으로만 물든 내 길이 안타까웠는지

이런 색도 있다고, 한 번 눈길을 달라는 듯이

고갤 빼꼼 내민 조그마한 꽃 한 송이.

 


 

제대로 된 꽃놀이도 못 가본 이번 계절 봄이

너무 빨리 지나가고 있는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에

손 가는 대로 기록해본 그림들.

 

 휴식  

 


#1 선물

 

 

오랜만에 마음 편히 푹 쉴 때, 휴식이 나를 위한 선물 같다.

내가 나에게 주는 가장 배려 깊은 선물.

 


 

#2 침대

 

 

매일 보아도

가장 편안한 공간.

푹신한 배게를 베고 폭닥한 이불을 덮고 있으면

이만한 행복이 또 없다.

.


 

 

 

#3 우산

 

 

예상치 못한 소나기가 쏟아질 때

미처 준비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 남겨둔 우산은

작으면서도 큰 선물이 될 수 있을 텐데.

 


 

#4 달달한 디저트

 

 

씁쓸한 커피 한 잔과 같이

케이크를 한 스푼 떠서 먹을 때

세상 행복하고 잡생각이 사라지는 기분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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