봄이 가기 전에
#1 블라우스
추운 겨울 날씨를 지나
꽃봉오리가 하나 둘 피고
검고 어둡던 옷들도
하나 둘 색깔을 입기 시작한다.
무거워 아래로 축 처지던 점퍼를 벗어 걸고
가볍게 툭 얹어지는 블라우스를 꺼내 입는다.
#2 치마
종아리에서 살랑살랑 가볍게 흩날리는 봄 치마.
매섭고 차갑기만 하던 바람도
살랑살랑 정겨운 맞이에
따뜻하게 또 잔잔하게 다가온다.
.
#3 화장품
고운 빛깔로 피어나는 꽃들을 따라서
눈 볼 그리고 입술에도 그 빛깔이 얹어지는데.
뭉게뭉게 피어나는 분홍빛 마음을 보여주듯
얼굴에도 뭉게뭉게 분홍빛이 피어난다.
#4 꽃
항상 똑같았던 길에
뭐 하나가 조그맣게 보이나 싶더니
어느샌가 고개를 내밀고 나를 맞이하고 있었다.
회색으로만 물든 내 길이 안타까웠는지
이런 색도 있다고, 한 번 눈길을 달라는 듯이
고갤 빼꼼 내민 조그마한 꽃 한 송이.
제대로 된 꽃놀이도 못 가본 이번 계절 봄이
너무 빨리 지나가고 있는 것 같아서 아쉬운 마음에
손 가는 대로 기록해본 그림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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